DJI 인스파이어 2: 지름 및 간단 사용기

2020. 7. 6. 01:17감상/지름

올해 초,

취미가 업(業)이 되면 좋은 꼴을 못 본단 걸

다년간의 경험으로 충분히 알고 있었음에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말았더랬죠.

 

 

흥미로 날리던 드론으로 용돈이나 벌어볼까 하고

‘초경량비행장치사용사업 등록’이란 걸

해버리고 만 것입니다.

 

정식으로 사업체 등록도 하고

장치 신고도 하고 드론 보험도 가입하고...

 

처음엔 홀가분한 마음으로

갖고 있는 매빅 2 프로를 이용해

가볍게 찍어보려 했는데,

막상 이걸로 돈을 받는다 생각하니

뭔가 좀 허전한 느낌이더군요.

 

이 작은걸로...?

화각도 고정이고

센서 크기도 1인치인데...?

 

사고의 흐름이 딱 장비병 환자스럽지만

어쩔 수 있나요, 환자 맞는 걸.

 

그래서 결국은 질렀습니다.

 

DJI 인스파이어 2입니다.

 

 

신품을 구매하기엔 좀 부담스럽기에

호시탐탐 마음에 드는 매물을 찾다가

괜찮은 구성의 물건을

괜찮은 가격으로 데려왔습니다.

 

 

DJI 인스파이어 2 본체,

접이식 카본 프롭,

TB50 배터리 3set,

젠뮤즈 X5S 카메라,

센덴스 조종기와 패치 안테나,

크리스탈 스카이 7.85"와 전용 모니터 후드,

주문 제작한 전용 배터리 홀더 등등...

 

전 주인분께서 저와 같은 병을 앓고 계셨는지

튜닝 파츠들까지 포함해

참 많이도 사 모으셨더군요.

 

영상 코덱 라이센스가 없는게

조금 아쉽긴 했지만,

촬영을 전문으로 하시던 분은 아니었기에

이 정도가 어딘가 싶었습니다.

 

 

장비들을 포함한 가방 전체의 무게는

대략 12.8kg 정도.

 

수원에서 구매해 제주까지 들고오는데

간만에 정말 진땀을 뺐네요.

이래서 평소에 운동을 좀 해야 하나 봅니다.

 

그럼, 서론은 이 정도로 마치고

구성품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주인공인 인스파이어 2 본체입니다.

 

 

케이스에서 막 꺼낸 모습입니다.

 

트래블 모드라고 해서,

가방 등에 수납하기 편리하도록

납작한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전용 배터리인 TB50 한 세트를 장착 후

전원 버튼을 5번 연속으로 짧게 눌러주면,

 

 

남자의 로망을 자극하는 기계음과 함께

다리의 관절이 아래로 내려가며

본체 파트가 위로 솟아오르게 됩니다.

 

미리 영상 등으로 예습해두긴 했지만,

실제로 보니 감흥이 남다르네요.

 

이 상태로도 비행은 가능합니다만,

촬영에 필요한 눈을 달아줘야겠죠.

 

서둘러 다음 품목을 개봉해봅니다.

 

마이크로 포서드 센서를 탑재한 전용 카메라,

젠뮤즈 X5S입니다.

 

 

DJI의 다른 제품들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하얀색 패키징입니다.

 

 

안에는 꽤 그럴싸해보이는

케이스가 자리잡고 있구요.

 

 

짐벌 일체형 카메라인 만큼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완충재로 빈틈없이 둘러쌓여 있네요.

 

 

X5S 본체의 모습입니다.

 

기본 장착된 렌즈는 15mm, F1.7 렌즈로

같은 사양을 가진 파나소닉의 렌즈와

상표만 다른 똑같은 제품이라 합니다.

 

 

랜딩 모드 상태의 인스파이어 하단에

조심스레 장착하면 이런 모습입니다.

 

이제야 자세가 좀 나오는 것 같군요.

 

곧바로 다음 품목으로 넘어가봅니다.

 

크리스탈 스카이 7.85"와

전용 모니터 후드입니다.

 

 

역시나 특유의 패키징은 그대로이구요.

 

 

내용물은 이렇습니다.

 

배터리는 기본적으로

2개가 제공되는군요.

 

전용 후드는 그냥 있는가보다 싶었는데,

정가를 확인해보니 10만 5천원이나 하네요.

 

저 플라스틱 쪼가리가...? 왜...?

 

 

가격이 좀 사악하긴 하지만,

후드 자체는 모니터를 꽉 잡아주게끔

일체감 있게 잘 만들어져 있네요. 

 

양 옆에는 각종 버튼들과 단자가 있고,

후면에는 배터리를 장착하는 슬롯이 있습니다.

 

 

후드를 펼친 모습입니다.

 

상단의 커버를 들어올리면

양 옆의 커버가 자동으로 펼쳐지며

고정되는 구조입니다.

 

제 돈 주고 사라면 꽤나 고민해보겠는데,

구성품으로 딸려오게 되니

그야말로 개꿀이다 싶네요.

 

이제 이 모니터를 장착할

컨트롤러를 살펴봐야겠죠.

 

센덴스 조종기와 패치 안테나입니다.

 

 

이 녀석은 특이하게 박스가 검정색이네요.

 

사진에선 표현이 안 되어 있는데,

크기도 꽤나 큼직합니다.

 

 

뭔가 프로페셔널한 느낌의 조종기입니다.

 

어릴 적 봤던 만화영화에선

이런걸로 막 로보트도 조종하고 그러던데...

 

아무래도 너무 일찍 태어난 것 같네요.

 

 

하단의 패치 안테나를 펼치면

이런 모습입니다.

 

그야말로 택티컬 하군요.

 

 

조종기 상단의 브라켓에

크리스탈 스카이를 장착한 모습입니다.

 

멋있고, 기능 나무랄 데 없고 다 좋은데...

 

무겁습니다. 굉장히 무거워요.

 

조종기 하단에 삼각대 마운트를

주문 제작으로 장착해두셨던데,

왜 그랬는지 충분히 이해가 가는 무게입니다.

 

전 주인분의 장비병에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드리게 되는군요.

 

살포시 옆으로 치워두고

드디어 이제 마지막 구성품입니다.

 

올림푸스의 전동 줌렌즈,

M.Zuiko 14-42mm F3.5-5.6 EZ입니다.

 

 

별다른 정보 없이 끼워주길래 받아왔는데,

정품 등록이 되지 않는 걸 보니

내수 제품인 것 같습니다.

 

뭐, 작동만 잘 되면 별 상관 없지만요.

 

 

상태 자체는 말끔하니 좋네요.

 

영상에선 간혹 지터링이 느껴지는데,

사진용으로 쓰기엔 꽤나 훌륭합니다.

항공 촬영과 번들 렌즈라는 특성상

조리개는 대부분 조이고 찍을테니...

 

여기까지가 중고로 일괄 구매한 제품들인데,

인스파이어를 들이면 꼭 써보겠다고

벼르고 있던 렌즈가 있었죠.

 

마찬가지로 장터에 매복하며 기다리다

잽싸게 질러줬습니다.

 

올림푸스 M.Zuiko 45mm F1.8입니다.

 

 

예전에 OM-D E-M5를 쓸 때

상당히 만족스럽게 사용했던 렌즈인데요.

 

항공 촬영에서 준망원 화각의 원근감은

매빅에선 표현이 불가능한 부분이죠.

 

 

구성품은 이렇구요.

 

 

본체의 모습은 이렇습니다.

 

얼른 써보고 싶어 급하게 구하느라

외관 상태는 좀 별로긴 하네요.

 

추후 장기 보유하게 된다면

상태가 좋은 녀석으로

새로 들이던가 해야겠습니다.

 

 

한 달간 이래저래 담은 영상들을

짤막하게 편집해봤습니다.

 

매빅과 번갈아가며 사용해보니

각자의 장단점이 정말 뚜렷하네요.

 

장비를 준비하는 시간부터

이륙 직후 촬영을 시작하기까지

전반적인 운용 감각이 훨씬 무거운 느낌입니다.

 

이 녀석만이 표현 가능한 장면들이

분명히 있긴 한데,

이 정도 금액과 이 정도 수고를 들여가며

그런 장면들을 얻을 필요가 있는 사람은

아무래도 소수일 것 같네요.

 

일반적인 취미 용도로 드론을 구매하려는 분들껜

매빅 시리즈를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그래도 역시,

인스파이어는 그 자체로 매력이 넘칩니다.

 

공중으로 이륙 직후

랜딩기어가 올라가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괜스레 뿌듯해지는 기분이랄까요.

 

렌즈 교환이 가능해

다양한 화각대를 사용 할 수 있다는 것도

촬영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에겐

참 반가운 능력일테구요.

 

끝까지 쓸지 어떨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좀 더 보유하며

요리조리 잘 활용해봐야겠습니다.

 

별로 간단하지 않은 지름기는

이 정도로 마무리 하...려 했는데.

 

그랬는데...

 

 

비록 본체 단품이긴 하지만

느닷없이 애플 스토어에서

할인을 때려버리는군요.

(400만원 → 269만원)

 

크흡...

이게 무슨...